타이베이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양명산에 오르면, 바로 풍겨오는 유황의 냄새가 이 지역이 여전히 활동 중인 활화산임을 상기시킵니다. 청촌 단지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이 화산에 붉은 처마와 하얀 벽 그리고 녹색 유리 타일로 덮인 웅장한 중화풍 궁전식 건축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상상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건물은 바로 대만 지폐 100위안에 인쇄되어져 있는 전 세계 유일의 유황 분화구 위에 세워진 대형 건축물인 양명산 중산루입니다.
1966년 중화민국의 국부인 쑨원(호 손중산)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중산루는 중국 전통 요소와 현대 기술이 조화를 이루어 독특한 스타일을 형성하고 있으며, 대만 현대 건축사에서 중요한 대표적 건축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당시의 설계자인 씨우저란은 후에 '대만 최초의 여성 건축가'라는 영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건축 과정에서 화산 지형과 유황 가스라는 환경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씨우저란는 부식에 강한 건축 자재를 선택하여 외벽, 지붕, 심지어 실내 가구에 이르기까지 유황의 침식에 잘 견딜 수 있는 특수 자재를 사용하였으며, 이를 통해 중산루의 내구성과 안전성을 확보하였습니다.
타이베이시의 지도를 살펴보면 중산루, 스린 장제스 관저, 원산 그랜드 호텔, 그리고 총통부의 네 개 건물이 일직선으로 배열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산루 어귀의 패루 앞에 위치한 청촌국건관 정원 안뜰에는 풍수목으로 알려진 '풍향수' 한 그루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과거 이 나무를 기준으로 건물의 위치가 정해졌다고 하여 '풍수목이 먼저 있었고, 그 후에 중산루가 왔다'는 말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제왕의 축'이라고도 불리는 이 도시 전설은 중산루의 신비로운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중산루는 원래의 정치 회의장으로서의 기능에서 문화 및 관광 랜드마크로 그 역할이 변화하였습니다. 현재 이곳을 방문하시면 건축물의 웅장함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명산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에 깊이 빠져들 수 있습니다. 이곳을 떠나기 전에 100위안을 손에 들고 중산루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여 역사와의 만남을 기념하는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는 것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