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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강 재건 주택이라는 용어는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이곳 '고리형 육교'는 대만 드라마 <유생지년(有生之年)>과 대만 영화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에 등장하며, 심지어 한국 걸그룹 뉴진스가 해외 로케이션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의 배경으로도 활용된 장소입니다. MRT 용산사역에서 허핑서로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면 도보로 10분 이내에 여러 채의 아치형 5층 건물이 고리형 육교로 연결된 화강 재건 주택 지역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화강 재건 주택 지역은 1960~1970년대에 건설되었는데, 본래 당시에는 환허남로와 허핑서로 일대에 대한 체계적인 도시 계획이 부족했습니다. 심지어 이 지역은 단수이 강변에 인접해 있어 수해의 위험이 존재하였고, 이로 인해 무질서한 임시 거처들이 형성되어 도시 경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생활 질 또한 저하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69년 타이베이시 정부는 철거민들의 재정착을 위해 이 지역을 선정하고 화강교 건설과 함께 주택 재건축을 계획하여 첫 번째 정착지를 조성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대규모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당대 대만 건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여섯 명의 건축가들이 협력하여 건축에 주상 복합을 연결하는 대형 실험을 수행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재건 주택에 들어서면 1층에 위치한 상점 외에도 파출소, 활동 센터, 시장, 급수탑, 하수 처리장 등 다양한 시설들이 조화를 이루며 완전한 자급자족의 작은 사회를 형성하고 있어,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여행객은 놀라움을 숨기지 못할 것입니다. 이어서 2층의 주거 공간 사이에 위치한 좁은 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가면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하늘 정원이 있습니다. 이 공간은 당시 주거 환경의 제약 속에서 공동 생활 공간을 통해 거주자들의 생활 경험을 개선하고자 했던 건축가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특히, 가장 두드러진 특징인 육교는 자동차 중심의 교통수단이 지배적이었던 당시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여 설계되었습니다.

화강 재건 주택이 완공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 건물의 외관은 그 당시처럼 밝지도 않고 다소 낡아 보이지만, 의외로 1970~1980년대 '옛 타이베이'의 생활 분위기를 잘 간직하고 있어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음에 용산사나 화시길 야시장을 방문할 때 발걸음을 조금 더 옮겨 이 고리형 육교에 대해 좀 더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