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T 공관역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끊이지 않는 공관 상권을 따라 보장암 산기슭 입구로 걸어가면 2020년에 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창작한 <도시 남쪽 연대기(South Town Chronicle)>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 작품은 약 20개의 철제 패널로 구성되어 길이가 거의 100m에 달하는 거대한 금속 조각 예술인 라이트월입니다.
작가 청뤄한은 자신의 작품이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더욱 깊이 연결될 수 있도록 창작 과정에서 네 차례의 종이 공예 워크숍을 개최했습니다. 이 워크숍에는 135명 이상의 주민, 학생, 상인들이 참여하였으며, 지역 주민들과의 인터뷰도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반 대중의 삶과 지역 사회의 풍경 및 역사를 종이 공예 기술과 결합하여 금속 조각 예술로 표현한 라이트월을 함께 만들어냈습니다.
<도시 남쪽 연대기>는 주로 파란색과 초록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남쪽 지역의 푸른 나무와 맑은 물을 상징합니다. 이 작품은 보장암, 완신철로, 쉐이위안 시장, 국립 대만 대학교, 대만 전력 연구소, 타이베이 워터파크, 기주암 등과 같은 대표적인 장소들을 포함하여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 지역의 역사적 변천을 그리고 있습니다. 라이트월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는 단순한 풍경 조형물이 아니라 도시 남쪽의 역사와 문화를 세밀하게 기록한 이야기 지도임을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때문에 한 편의 역사 보물찾기 지도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시대의 역사와 풍경을 묘사하는 것 외에도 수많은 개인의 기억과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강가에서 놀다가 물에 빠졌던 경험, 공습 경보, 군사 기지 및 방공호와 같은 전시 체제 당시의 경험과 같은 디테일들은 작품에 따뜻함과 인간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도시 남쪽의 역사적 궤적을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과 연결되는 듯한 감정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작품의 이름처럼 그야말로 소관음산 아래에는 도시 남쪽 지역 전체의 이야기가 집약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