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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동로에서 진산남로로 가다 보면 대학 캠퍼스 일대의 젊은 활기를 느낄 수 있는데 신기하게도 그곳에서 조금만 북쪽으로 이동하면 마치 시간의 터널에 들어온 듯 일순간 주변이 잔잔해집니다. 여기서 다시 203항으로 가다보면 일본식 건축물인 총독부 산림과 기숙사가 나란히 서서 시선을 끌며 단숨에 숲 속에 들어온 것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1930년대 대만에서 임업이 빠르게 성장하며 대만 총독부 산림과는 점차 규모가 커졌고, 이에 직원 복지 단체인 ‘영림공제조합’을 설립하여 직원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하였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이곳은 임무국(산림청)이 이어받아 직원 숙소 용도로 유지되었습니다. 하지만 문화재 보존과 관련해서는 문패 22호 뜰의 백 년이 된 유삼나무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6년 민간 차원의 노력으로 기숙사촌은 타이베이 시정부에 의해 고적 및 역사적 건축물로 지정되었고, 10년이 넘는 조사와 연구, 복원 작업을 거친 끝에 옛 모습을 되찾으며 오늘날 대중들에게 옛 기숙사촌과 이 유삼나무의 풍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0km 마운틴 스토어'는 공원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백 년이 된 세 채의 일본식 가옥과 야외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곳은 ‘대만 산림의 지속 가능한 삶’이라는 개념을 결합하여 기지 안에 있는 열 그루의 고목을 보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해발에 있는 대만 산림의 풍경을 곳곳에 배치하여 거리 전체를 하나의 '도심 속 산림으로 가는 입구'로 변화시켰습니다. 특히 야외 공간에는 디자인팀이 특별히 조성한 역사 축적과 주민 참여가 어우러진 ‘복합 숲 경관’, 역사 유적 이야기 속 일본식 정원의 ‘내부 정원 경관’, 산을 따라 흐르는 경제를 녹나무로 표현한 ‘재생림 경관’ 및 가정집 정원 화단에서 영감을 받은 ‘식물 심는 골목 경관’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보이는 독창적인 디자인은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느린 산의 분위기로 한 걸음씩 안내하며, 우리가 오랫동안 익숙하게 살던 시끌벅적한 곳을 잠시 떠나 고요한 순간을 마주할 수 있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