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자 청산궁에서 멀지 않은 창사 공원 앞에는 창사가와 환허남로의 교차로 입구에 위치한 소규모의 사원이 있습니다. 이 사원에는 '복덕궁'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어 이곳이 복덕정신(福德正神)인 토지신을 모시는 사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토지신 사원이 강변에 위치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록에 따르면, 당시 화물들은 제1 수문의 부두에서 하역되어 멍자(현재의 완화구) 지역의 가장 번화한 '고구마 시장'으로 운송되었습니다. 이 시장의 명칭은 과거 한인들이 구이양가 일대에서 핑푸족과 고구마를 거래한 데서 유래하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곳에는 비교적 큰 규모의 마을이 점차 형성되었고, '타이베이 제1 거리'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후 마을이 점점 더 성장하면서 이 지역에 정착한 이민자들이 지금의 시창가 119호 앞에 멍자 최초의 토지신 사원을 세웠으며, 이는 오늘날의 복덕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1979년에는 시창가 확장 공사로 인해 확장 도로의 한가운데 위치한 복덕궁이 철거될 예정이었으나, 지역 주민들의 노력 덕분에 원래 위치에 보존될 수 있었고 이후 1983년이 되어서야 창사 공원의 현재 자리로 이전되었습니다.
복덕궁이 순조롭게 이전 및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타이베이 시장인 리덩후이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공사가 완료된 후, 지역 인사들은 리덩후이를 초청하여 사원에서 함께 참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당시 시의원이었던 린홍시는 토지신이 리덩후이가 총통이 되도록 보우할 것이라는 농담을 하였으며 이 일화는 현재까지도 지역 사회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비록 복덕궁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사원 내부에 위치한 토지신의 왼쪽 아래에 있는 호야신(虎爺公, 도교에서 호랑이의 형상을 한 신)은 전통적으로 부귀와 소원 성취를 기원하는 신으로 여겨집니다. 따라서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향을 피우며 신에게 참배하는 모습 역시 놓쳐서는 안될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또한, 뒤편의 창사 공원 내에 위치한 '구 고구마 시장 옛터(古番薯市舊址)'라는 글자가 새겨진 비석은 멍자 지역에서 고구마가 거래되던 당시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어 복덕궁 주변의 북적이던 옛 모습을 회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