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加蚋)는 타이베이 사람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름입니다. 완화 남부에 위치하고 있는 가라 지역은 타이베이에서 비교적 먼저 개발된 마을 중 하나로 인간미가 넘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청나라 강희제 시대에는 바쟝리(八張犁), 허우춰짜이(後厝仔), 샤주앙짜이(下庄仔), 강짜이웨이(港仔尾), 쿠짜이터우(堀仔頭), 커짜이춰(客仔厝) 등 흔히 “여섯 개의 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었습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가라 지역은 토양이 비옥하여 간척 초기엔 사탕수수와 꽃 등 농특산물을 재배했는데, 특히 훈화차에 사용되는 “재스민꽃”과 “치자꽃”의 생산량이 가장 많았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1930년대에 들어서는 재스민꽃이 잘 판매되지 않자 가라의 3대 보물로 알려진 죽순과 콩나물을 이때부터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산업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농경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 르산 공원의 자연경관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4년부터 1945년까지 약 15,903회의 항공기 공습이 있었고 12만 개에 달하는 폭탄이 투하되었으며, 당시를 겪었던 어르신들은 미군을 속이기 위해 대나무로 가짜 비행기를 만들어줄 지역 주민들을 찾기도 했다며 상황을 묘사했습니다. 대만 광복 초기, 비행기는 타이베이 과학기술 대학교로 옮겨졌지만 공원에는 일제 강점기 당시의 성벽 돌담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방공호 유적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당시의 공습을 떠올리면 남겨진 역사적 자취들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비록 지금은 휴양을 위한 녹지 공간으로 변모하였지만, 공원의 역사적 요소는 가라 지역 고유의 결과 규모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